진형 작가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라면 느낄 걱정과 불안한 감정을 주제로 작업을 펼쳐 나간다. 90년대생인 작가 본인을 기점으로 현사회를 살아오며 느낀 감정의 특수성이 묻어나는 가장 한국적인 팝아트를 전개한다. 이전의 전시에서 청춘과 감정이라는 두 키워드를 큰 맥락으로 풀어갔다면, 이번 세 번째 개인전 <서울의 밤>에서는 상경하며 느꼈던 작가 개인의 디테일한 스토리에 집중하며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유난히 어지럽던 어느 봄날에,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23
한 발 한 발 미정의 루트를 더듬어가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공허하게 표류하는 것만 같던 작가의 기억은 구름과 연기 혹은 물 위를 떠다니는 듯한 캐릭터로 작품에 나타난다. 이번 신작들을 통해 작가 본인을 객체화 한 캐릭터에 과감한 크롭을 시도하며 캔버스 밖을 부유하는 이미지들을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정처없이 떠다니거나, 어디론가 붙잡혀 끌려가는, 그 감정의 물살에 적셔진 청춘의 밤을 음미해보며 짙은 여운을 싣는다.
나의 바다는 나를 삼키고, acrylic on canvas, 145x72cm, 2023
진형의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블루와 레드는 채도가 높지만, 단순한 원색이 아니다. 대개 우울한 감정을 내포하는 색상으로 블루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감정으로부터 기원하는 작품들은 블루가 주된 배경색상에 사용되지만, 작가는 보라, 그리고 붉은 색상을 섞은 약간의 조색을 가미하여 조금은 따뜻한 위로의 블루컬러를 만들어 낸다. 진형 작가는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우울한 것이 가득 찬; 블루로 가득 찬 청춘들의 세상에 보색인 레드를 들여와 그 감정을 희석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으며 희망을 나눈다.